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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헤도헨 Mar 04. 2024

나 편한 대로, 새우계란찜

먹다 찍은 것이 아니고… 속이 익었나 확인한 흔적.


오랫동안 계란찜은 내 식단에 없었다. 싫어해서가 아니라... 도구의 문제랄까?


신혼 때 몇 번 시도하긴 했다. 내가 아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였다.

1) 직화에 뚝배기: 가스레인지 상판 닦는 일과 뚝배기 안팎 설거지가 매우 번거로웠다.

2) 냄비에 중탕하거나 찜기 놓고 찌기: 계란찜이 담긴 그릇을 식탁으로 옮기는 과정이 아주 고약했다.

3) 전자레인지: 요리 초보자 혹은 실용주의자라면 바로 이건데, 나로선 불가. 결혼하면서 산 '복합오븐레인지'는 전자레인지 기능이 몹쓸 기계였기 때문이다. (출력도 낮은 데다, 직사각형의 내부 디자인 상 뱅글뱅글 돌아가지 않아서, 밥을 데울 때조차 30초씩 끊어서 방향을 바꾸어 서너 번 실행해야 했다.)


특별히 계란찜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어서, 계란후라이, 스크램블로 먹다가 아쉬우면 계란말이 정도면 충분했다. 둘째가 계란찜을 특별히 좋아한다는 걸 알기 전까지.


지난해 복합오븐레인지를 개비하면서, 내부가 동그란 걸 샀다. 뱅글뱅글 돌아가는 걸로! 그렇다면 계란찜을 시도해볼까? 후훗.


1.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계란을 풀고 물을 섞는다.

(계란 1개당 물 50ml. 뜨거운 물을 넣으면 보드라워진다는데, 차이 대비 번거로움이 컸다.)


2. 맛술, 새우젓, 설탕, 참기름을 넣는다.

(계란 4개를 할 때, 설탕 빼고 대략 1숟갈쯤. 설탕은 0.5숟갈. 새우젓은 염도에 따라. 우리집은 친정엄마표라 덜 짠 듯하다.)


3. 파 송송, 그리고 새우 퐁당퐁당.

(당근, 치즈, 명란젓... 여러 가지 넣을 수 있는데, 나의 최종 버전.)


4. 랩을 살짝 열어 씌우고,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출력에 따라... 계란 개수의 1~1.5배 분?)


아뿔싸. 돌릴 만큼 돌렸는데, 속이 안 익었다. 복합오븐레인지를 가진 자의 숙명인가. 중간쯤에 열어서 숟가락으로 휘저어주고, 다 된 것 같아도 익었나 확인을 해야 한다. (안 됐으면 또 휘적휘적...)






중부지방에 살이 붙으면서 원피스를 애용한다. 특히 집에서는 무조건 편해야 하니까, 하의 없이 커다란 티셔츠를 입기도 하는데...


3호: 엄마. 왜 팬티랑 윗도리만 입었어?

나: 윗도리 아니고 원피스야. (라고 우겨보았다.)

3호: 아, 그래? 근데 엄마 친구들은 그렇게 입어?

나: 응? 글쎄... 모르겠는데.

3호: 내 친구들은 안 그래.


ㅋㅋㅋㅋ 알았다. 겨우 2단 빌드업에 당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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