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수박을 일주일에 한 통씩은 사는데, 가끔 손질이 귀찮다. 반을 갈라 통째로 내주며 숟가락으로 파먹으라고 하면, 아이들은 난리 날 정도로 좋아한다.
그리고 다 먹고 나면... 식탁 위와 식탁 아래, 의자, 그리고 아이들 옷과 몸이 정말 난리가 나 있다. (그러니까... 조삼모사랄까.)
나는 농담을 잘 못한다. 장난도 잘 안 친다. 경직된 사람이라 그러한데, 이상하게 막내에게는 가끔 아무 말이나 장난이 그냥 나온다.
3호/6세: 엄마, 어디 가?
나: 머리 자르러.
3호: 지금도 짧잖아.
나: 귀찮아서 빡빡머리 할 거야.
3호: 그러지 마. 엄마 빡빡머리 싫어. (울기 시작)
나: (정색) 아냐, 귀찮아서 안 되겠어. 빡빡머리 하면 편하겠지.
3호: 안 돼, 빡빡머리 하지 마. (울고불고)
1호/11세: OO야, 왜 울어?
3호: (울면서 설명)
1호: 에이, OO야, 엄마가 놀린 거야. 그걸 믿었어? 울지 마. 장난이야. 엄마, 왜 그래?
나: (웃겨 죽음)
3호: 아니야. 엄마가 빡빡머리 한댔어. 엉엉. 엄마 미용실 가지 마. (대성통곡)
ㅋㅋㅋㅋ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셋째를... 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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