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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 Apr 10. 2024

먹어보기로 한 결심

하필 중국 가기 전에

다분하고 지극히 한식 파다. 그래서 해외로 여행 갔을 때 가장 먼저 먹거리가 걱정된다. 적어도 하루 한 끼는 밥과 김치를 먹어줘야 식사했다는 생각이 충만하게 든다.  아침 샐러드, 점심 파스타를 먹는 식단은 겨우 하루 정도만 지속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이 외국여행을 가면 김치찌개 생각이 간절하다. 물론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절로 다이어트가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여행을 가더라도 입맛에 맞는 것 그리고 먹을 수 있는 것만 먹었다. 하지만 하이난 여행을 준비하면서 번뜩 이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음식이 있는데 그중 지금까지 먹어본 음식들은 새발의 피같이 협소하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래서 이번 여행부터는 그게 뭐가 됐든 충분히 맛보고 배를 채우리라 다짐했다. 버린 입맛을 빵으로 덮지 말자고 했다. 그런데 이 생각을 왜 하필 책상다리만 빼고 다 먹는다는 중국여행을 코앞에 두고 했는지 참 아이러니 하다.





첫 번째 도전은 중국에서 외식 메뉴로 가장 선호한다는 훠궈다.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집이 셀 수 없지만 몸이 우리나라에 있는 한 스스로 찾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하면 훠궈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 도전해 보기로 했다.


중국 내 유명한 체인점이 몇 군데 있는데 그중 하나라 들었다. 막상 들어가니 외국인은 우리밖에 없다.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더구나 몇몇 테이블 손님들은 웃통을 모두 벚어젖혀 불룩하고 동그란 배를 아무렇지 않게 공개하고 있었다.  더불어 싸우는 듯한 큰 데시벨이 오해를 더해 갔다.


그 모습에 아이들은 화들짝 놀라 저런 사람들은 분명 조폭이거나 적어도 동네를 주름잡는 깡패일 거라며 무섭다고 들어가지 말자고 옷깃을 잡아끌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에서 이러면 분명 누군가 잽싸게 신고 했을 각이다. 더운 날씨에 훠궈의 뜨거움이 올라온 덕분이겠지 했지만  어른에게도 낯설었다. 아무튼 이것도 통상 있을 수 있는 중국의 일상임을 어렵게 설명하고 들어갔다.


아빠와 첫째 사랑이의 입맛은 외국여행에 최적화되어 있다. 둘 다 음식이라면 가리는 거 없이 잘 먹는다. 또한 한식보다 다양한 외국음식을 더 좋아하는 덕분에 걱정 없다.


문제는 둘째다. 정통 한식파로 각종 향신료에 취약하다. 걱정 됐지만 도전 해보자 싶었다.





결국 훠궈 맛에 반해버려 이후 한번 더 갔답니다. 사진 몇 장과 기억을 투척드려요. ^^



훠궈집 외부와 내부 모습이에요. 젓가락이 왜 그렇게 길어야 하는지 테이블에 앉고 이해했어요. 테이블이 널찍해서 화구까지 젓가락이 닿으려면 길어야겠더라고요~~




테이블 바로 옆에 이렇게 3단 트레이가 있는데요. 제일 위에는 땅콩소스와 그 외 소스에 넣어 먹을 수 있는 각종 고명들이 있어요.(마늘, 쪽파, 고추 등등) 그리고 국자, 그릇 등 식기류도 올려져 있답니다.

필요할 땐 여기서 꺼내 쓰면 돼요~




두둥 대망의 훠궈, 처음 갔을 때는 매운맛과 순한 맛 2가지를 주문했어요. (두 번째 갔을 때는 토마토베이스에 매운맛과 순한 맛을 먹었는데요. 토마토베이스육수 강추합니다.)


왼쪽은 우리나라에서 먹는 탕수육 같은 건데 소스는 따로 없어요. 대신 고추가루 처럼 빨간 양념가루가(시치미와 쯔란을 섞어놓은건지 모르겠다.) 같이 나오는데 바삭하게 갓 튀겨 나온 저 아이를 양념가루에 찍어먹으니 고소함과 함께 살짝 매콤함이 입안에 맴돌아요.


우리나라에서 먹는 탕수육과는 또 다른 담백함에 아주 반해버렸지 뭐예요.


훠궈가 마라탕과 비슷한 음식이라 생각했던 것은 큰 오산이었어요. 알싸하게 맵지만 맛이 깔끔하고 사천고추가 한없이 나오지만 먹은 후에도 속은 쓰리지 않은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매운맛을 덜 맵게 해달라고 말했는데도.  사천고추가 어마무시 있더라고요. 꺼내도 꺼내도 계속 나와요~


여러 가지 토핑을 시켜 먹었는데 그중에서도 새우볼은 꼭 시켜드세요.  신선한 새우가 입안에서 통통 터지는 경험을 하게 돼요~


사진에는 없지만 계란볶음밥을 둘째를 위해 시켰는데 따봉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도 순한 맛 훠궈는 잘 먹었어요.






훠궈집에서 밖을 내다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그때가 그립네요~






사진출처: In my 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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