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의 촌스러운 가정식 <물회>

날씨가 더워집니다

더워지면 입맛 돌게 하는 음식이 생각납니다.

이번주 일요일 시댁에선

물회를 먹었습니다.

친구들과 속초로 놀러 갔다 온 남편이 포장해 왔거든요.

그러니 평소와 달리 시어머니가 만든 가정식이 아니네요.

5명이 먹는데 맛집이라는 곳에서 사 온 물회는 2인분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시어머니가 담을 그릇을  주시는데, 핑크색 바가지는 대체 뭔가요?

손 큰 시어머니가 주신 바가지(?)에 새콤달콤한 물회를 붓고, 국수도 푹푹 삶았습니다.

회를 좋아하는 전 오랜만에 맵고 시원한 물회를 맛있게 먹었어요. 물회 속 멍게는 특히나 들쩍지근한 쓴맛을 내기 때문에 맵고 단 소스와 잘 어울려서 좋아합니다.

멍게의 바다냄새와 맛이 그리운 바다로 이끌고 가줍니다.

시어머니는 회를 좋아하시지 않는데도 밥까지 말아먹은 후 육수드링킹을 하십니다. 물회 2인분으로 다 같이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습니다.  

물회는 크게 속초식과 포항식이 있다고 해요. 쉽게 말해 육수가 많아 말아먹을 수 있으면 속초식, 덮밥식은 포항식이래요. 예전에 그래서 육수 없는 물회를 먹었었나 본데, 솔직히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디저트로 신선한 계절 과일인 딸기를 비롯해 여러 과일을 먹었습니다. 몸이 '후레쉬'해지는 느낌이 드네요.

시어머니는 오늘 차리려고 했던 밥과 나물반찬까지 다 싸주십니다. 시어머니가 맛있게 무친 엄나물을 먹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뒀다가 애들 오면 항상 꺼내주시는 요구르트까지 함께요.

할머니들은 항상 손주손녀 줄 먹거리를 챙겨두시죠.

이렇게 말하고 싶지만 오늘도 참습니다. "어머님, 제 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