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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작 Mar 08. 2024

극  I의 직업이란

경단녀의 밥벌이 이야기12

만만하게 봤던 콜센터 면접을 광탈하고 멘붕이 왔다. 생각해 보면 요행으로 잘 살아왔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전공과 상관없는 과에 특기자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했고 없는 살림에 인도에서 일하는 이모부 덕에 인도에서도 반 년 정도 생활했다. 맞다, 지금은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경비를 좀 보태 주셨더랬다. 그렇게 요행으로 잘 살아왔는데... 요행빨이 다 끝나 버린 기분이었다.


1학년 마치고 휴학한 뒤 갔던 인도. 2004년 12월었는데 가자마자 쓰나미가 왔더랬다. 태어나 처음 겪는 지진에 그야말로 주마등이 스쳤다.


고등학교 때까진 그런데로 나대길 좋아했던 아이였는데 대학교 가고 뒤늦게 허세인지 사춘기가 왔는지 감수성이 흘러 넘쳤더랬다. 쓰나미 이후 자아는 벌어진 대륙판 사이로 흘러든 바닷물처럼 침잠했다.


아무튼 결혼 전까지 E 가면을 썼다 벗었다 하며 살아왔지만 아이 키우면서 가면 쓸 필요가 없으니 체질이 완전한 I성향으로 바뀌었는데 이런 내가 조용히 혼자 작업할 수 있는 편집 일 말고 밥 벌어먹으며 할 수 있는 직업이 많지 않았다.


그렇게 이런 저런 조건에 맞추다 선택한 직업이 바로 보험 설계사였다!


주부 환영

신입 환영

고소득 보장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


이 문구를 보고 도대체 어떻게 지나칠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짧고 굵은 보험설계사 시절이 시작되었다


#이혼후삶

#경단녀

#INF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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