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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lyn Apr 15. 2024

미국 살면 잘 맞는 사람 특징 Part.2

구독자 100명 감사 인사와 함께


벌써 구독자가 100명이 넘었다!


브런치에 글을 쓴 지 벌써 4개월, 총 19개의 글을 썼다. 가끔 구독해주신 분들의 프로필을 들어가보곤 하는데 6명, 10명 이렇게 소수만 구독하고 보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 중에 한 명이 나라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지고 어떤 정보를 더 보고 싶으셔서 구독하고 계시는 건지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브런치와 함께 몇 년이고 꾸준히 해외 생활에 대한 정보와 소소한 일상을 전달하고 싶다. 브런치가 그때까지 살아있길 바라며ㅎㅎ. 그나저나 벌써 귀국이 3주밖에 남지 않았다. 국내에서의 영어 공부법이나 해외 취업 도전기, 그 이후의 해외 일상 등을 얼른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참 지금은 오랜만에 캠퍼스 날씨가 좋아서 바깥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드디어 미시간에도 봄이 오나보다! (떠날 때 되니까 날씨가 좋아지네ㅠㅠ)


4월이 되어서야 겨우 나무에 잎이 틔기 시작한 디트로이트


PART.1 보러가기

https://brunch.co.kr/@unipurplem/21


서비스의 속도와 가격보다 질이 중요한 사람


학기 초, 미국 계좌를 만들러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하고 시간을 맞춰 체이스 뱅크에 방문했다. 담당 에이전트가 나와 악수와 자기소개를 하며, 오늘 방문의 목적과 신분증을 한 번 더 확인했다. 한국이었으면 카드 주세요~ 형광펜 칠한 곳만 기입하세요~ 하고 10분만에 끝날 절차들인데 약관을 항목마다 설명해 주고, 짧은 가이드 동영상도 보여주고, 중간중간 농담까지. 여기까지 40분은 족히 걸렸다. 끝났나? 싶었더니 서류를 모아 지점 매니저에게 가서 보고한다. 이후 매니저가 직접 와서 체이스 뱅크에서 계좌를 열어줘서 고맙다고 악수하며 인사하고, 은행 상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명함을 건네 주었다. 이후 담당 에이전트가 직접 뱅크 앱 설치와 사용법을 알려주고 ATM기 사용법도 직접 보여주며 장장 1시간 만에 은행 계좌 열기가 마무리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은 사람의 손을 거치는 것들은 모두 비싸지는 것이다. 사실 어쩔 때는 그냥 불친절하게 빨리, 싸게 처리하고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병원도 이렇다고 보면 된다. 한국에서 출산할 때 의사에게 혼이 그렇게 났다는 임산부들이 많다. 한국 병원이 의료진 당 케어할 환자 수가 너무 많다보니 공장식에 불친절함이 기본 옵션인데, 여기는 의료인에 대한 대우가 좋다 보니 친절하기도 하고 서비스의 질이 훨씬 좋다. 하지만 얼마나 걸릴지는 보장 못한다. 일단 의사 얼굴을 보려면 예약을 하고 봐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니 한국인들은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내 돈(시간)과 서비스의 질을 등가교환한다고 보면 된다. 허나 이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공간이 있다. 바로 미용실인데, 엄청나게 비싸면서 한국 시골 동네 미용실보다 머리를 못한다. 미시간은 물가가 싼 편인데도 불구하고 여자 커트가 가장 싼 미용실이 45달러였다. 팁 포함하면 50달러가 넘는데 한화로 7만원이다. 거기다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참으로 환장할 노릇이다.


식당 또한 서버가 자리를 안내해 줄 때까지 입구에서 기다려야 한다.(Wait to be seated) 자리를 배정 받으면 음식을 주문하는데 이때 서버를 크게 부르면 매너에 어긋나기에 필사의 아이컨택과 눈 찡긋이 요구된다. 하나의 테이블에 담당 서버가 배정되기 때문에, 추가 주문도 담당 서버에게 하고 서버가 중간중간 와서 맛과 서비스가 괜찮은지 2~3번 정도 물어보고, 계산도 서버가 카운터에서 결제 후 다시 카드를 테이블로 가져다 준다. 참 편하고 친절하고 좋으나...그러나...아까 말했듯 가격과 서비스는 비례한다. 안 그래도 음식값이 비싼데 팁을 내야 한다. 요즘은 서비스가 그냥저냥이어도 15%는 팁을 내는 게 당연시된 것 같고, 팁이 미리 18~20%정도 포함된(Gratuity) 식당도 많다. 문제는 그러고도 나갈 때 또 Additional Tip 칸이 있는 영수증을 내밈...이러니 외식하기가 무서워서 테이크아웃을 하는데, 테이크아웃 결제하는데도 팁 칸을 보여준다. 당신의 양심은 어디에??



개인의 자유를 존중받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사람


한소희와 류준열의 연애가 한국에서 뜨거웠다. 미국에 도착한 이후론 영어 공부 등의 이유로 미국 예능이나 뉴스만 보다가 우연히 한국 기사를 접했는데 반응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내가 잘못된 걸까? 하고 잠시 반문했다. 한소희는 문신 담배녀라 그럴 줄 알았다, 혜리가 여적여 했다, 류준열은 못생겼는데 어떻게 한소희를 사귀는거냐 등등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발언에 기사와는 관계 없는 온갖 인신공격이 난무했다. 게다가 한소희는 이 사건 이후로 광고 재계약도 많이 불발되었다고 들었다. 불륜이나 범죄를 저지른것도 아닌 그저 평범한 남녀 사이에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과하게 사생활에 간섭하고, 심지어 연예인의 커리어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았다. 미국은 실제로 유부남과 불륜한 아리아나 그란데도 욕을 먹을지언정 버젓이 활동하는데...내 룸메도 꽤나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란 미국인인데, 연예인들의 본업과 사생활은 분리해서 생각한다고 했다. 단 30살에 15살과 결혼해서 실형을 받은 흑인 래퍼(이름 기억 안남)는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이 정도까지 관대할 필요는 없지만, 확실히 한국은 과하게 남의 사생활에 간섭하는 경향이 있다. 설사 본인이 그렇게 생각할지언정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아야 한다.


작년 지중해 바다가 아름다운 섬 몰타에서, 또 올해 여름 플로리다와 푸에르토리코에서, 나는 자유를 느꼈다. 바다 수영을 여기저기 다녔는데 내 몸매에 상관 없이 예쁜 수영복을 많이 입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아시아 국가들이 대개 그렇지만 특히 몸에 대해 남 눈치를 많이 본다. 최근 5년간(2018~2023)한국에서 10대 여성의 거식증 환자가 97.5% 증가했다는 뉴스를 읽었다. 97.5%라는 숫자에 놀라 다시 한 번 기사를 읽어야만 했다. 또한 20대 여자의 섭식장애 비율은 남성에 비해 9배 높았다. 절대 비만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고, 식습관 개선이 아닌 그저 사회의 시선에 의해 강박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며 정신을 깎아 먹고 청춘을 보내는 현실이 안타깝다. 물론 미국도 마른 몸매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건강에 이상이 없는 한 몸매, 성적 지향성(LGBT), 패션, 타투 등 개인의 다양성이 존재함을 알고 존중한다. 따라서 속으로 '저 사람 이상해, 못생겼어, 뚱뚱해'라고 생각할지언정 절대로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물리적으로도 개인의 공간을 존중하기에 지나다닐 때 몸이 부딪히지 않게 항상 익스큐즈미, 하고 지나가는 것이 일상이다. 누군가가 사진을 찍고 있을 때 그 앞이나 뒤로 휭 지나가는 것도 비매너다. 대부분 멈춰서 사진을 찍을 때까지 기다려 주고 지나가고 보통 고맙다는 인사가 돌아온다. 한국에서는 몇 번이나 길에서 어깨빵을 당했는지 셀 수도 없고, 지하철에서 내 몸을 잡고 밀치며 자리에 앉으려는 할머니들 때문에 정말 기분이 나빴던 적이 몇 번인지 모르겠다. 미국에 가서는 그러지 마시기들. 사람 잘못 걸리면 총 맞는다. 사실 미국도 공공장소 비매너가 없진 않다. 단지 그들은 비매너라 생각을 않을 뿐이다. 내가 자유를 누리려면, 남의 자유도 존중해줘야 한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대체로 '남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행동을 할 권리가 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곤할 때가 있다. 새벽에 집에서 시끄럽게 파티 열면서 놀기, 지하철에서 유튜브 크게 틀고 보기, 수업 시간에 맨 앞자리에서 대놓고 헤드폰 끼고 음악 듣기, 안전수칙 무시하고 위험한 행동 하기 등등...살아남으려면 차라리 이들보다 더 시끄러워져라!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즐거운 사람


대부분의 미국인은 친절하다. 뉴욕 등 미국 동부 사람들은 서부에 비해 약간 쌀쌀맞긴 하다. 하지만 기본적인 분위기 자체가 "나는 언제나 웃으며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어"하는 분위기이다.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총기 허용국이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나는 위험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성적으로 줄세우기가 아닌 원활한 의사소통, 스피치, 네트워킹 등의 역량을 학업 성적만큼이나 중요시하는 미국의 교육 방법 때문이라고 본다. 목소리가 크고, 말이 많은 사람들을 남자답고 능력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도 있다. 또 한국과 달리 땅이 워낙 크고, 밤거리가 위험하다 보니 주로 집에서 놀게 되어 홈 파티를 많이 연다. 사람과 대화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실제로 LA 여행을 갔을 때, 친구가 아파서 잠시 1시간 정도 혼자 돌아다녔는데 5명이 넘는 사람들과 스몰토크를 했고 그 중 2명과는 인스타그램 맞팔도 하고 서로 태그해서 동영상도 올렸다. ㅋㅋㅋㅋ


또 보행자가 지나가면 횡단보도가 빨간불이어도 다 기다려주고, 운전할 때도 잘 끼워준다. 한마디로 운전자들이 화가 안 나있다. 뒤에 사람이 오면 문을 잡아주는 매너는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도 그렇다. 특히 남자가 여자를 배려해주는 Chivalry(직역하자면 기사도 정신?)문화 때문에 여자가 지나갈 때까지 뒤에서 문을 잡아줬다가 들어가고, 엘리베이터나 버스에서 먼저 내리게 배려해주는 남자들이 많다. 너무 고마워서 눈을 보고 웃으며 꼭 감사 인사를 하는데 이런 사소한 배려와 감사 인사가 서로의 하루를 더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 내가 한국에서 여기서처럼 지나가다 모르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을 때 생긋 웃으면 미친 사람 취급 당할 것이다. 실제로 한 달간의 유럽 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막 입국했을 때, 돌아왔다는 사실이 너무 기분 좋았지만 왜 이렇게 사람들이 불친절하지?라는 느낌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얘기하고, 다양한 삶의 형태를 보고, 눈치보지 않고 입고 싶은대로 입고,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모든 것이 비싸고 안전하지도 않은 먼 미국에서 한 번쯤은 살아 보고 싶게 하는 이유가 된다. 명에는 암이 따라오듯 장점이 있으면 단점 또한 있다. 그러나 나처럼 평생 같은 나라에서 살다 죽는다는 사실이 억울하다고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미국에 여행이라도 한 번 꼭 가 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한번 사는 인생 일단 나가보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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