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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Apr 24. 2024

부모가 된다는 건 훈육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스스로가 더 규율을 짊어져야

Unsplash+In collaboration with Colin + Meg


아이들은 정말 빠르게 성장합니다. 어린아이 시절을 충분히 같이 보내지 못한다면 정말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중학생이 된 우리 아이들은 아이 시절의 깜찍함과 귀여움은 이미 지나가 버렸죠. 이제는 사랑스럽다기보다는 멋지게 느껴집니다.


중학생이 되고 난 다음에 제가 포기한 것은 훈육자가 되는 것입니다. 아빠의 입장에서 이것과 저것을 꼭 해줬으면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두 번 말하고는 잊어버려야 합니다. 그들의 입장과 그들의 주장이 있는데 거기서 다퉈봐야 아무 의미가 없거든요.


사랑은, 다르게 설명하면 시간입니다. 내가 내 가족보다 일을 더 사랑하면 일에 더 시간을 쓸 것이고, 가족을 더 사랑하면 정해진 근무 시간 외에는 일보다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을 선택할 것입니다. 외부의 초청이나 출장이 잡히는 것이 과연 내 가족과의 저녁시간을 포기할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미국의 코미디언 톰 세구라(Tom Segura)는 아빠가 되면서 가장 크게 변한 것이 있다면 더 이상 논쟁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부분의 코미디언처럼, 그들의 직업은 싸움닭처럼 한쪽의 입장을 완고하게 주장하면서 상대를 논쟁으로 눌려야 합니다. 하지만 아빠가 된 이후에는 절대 논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약해져서가 아닙니다. 싸우기 싫어서도 아닙니다. 의미 없는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하면 자녀를 저녁에 만날 시간이 부족해질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의 시간, 그의 에너지, 그의 인내심은 논쟁 대상자가 아니라 자녀에게 쏟아줘야 하기 때문인 거죠. 


자녀와 말다툼을 하거나 논쟁을 벌이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6살짜리 아이와 드래곤이 있다 없다를 가지고 싸울 필요가 있을까요? 내가 논쟁에서 이기면, 기분이 좋나요? 6살에게 패배감을 심어주니 좋은가요? 그냥 그렇구나. 괜찮아.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싸울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도전이 되고 시험에 빠질 일이 많을 겁니다.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합니다. 공부는 AI 시대에 의미가 없다고 말합니다. 논쟁을 선택할 부모들이 훨씬 많지 않을까요? 전에는 저도 그랬을 겁니다. 지금은 아닙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고, 아빠의 의견을 들려주지만, 자녀의 생각을 존중하고 다른 길이 있는지 같이 찾아보겠습니다.


사람이 변화시킬 수 있는 다른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가장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입니다. 그런데 이거 쉽지 않은 거 아시죠? 나의 행동과 선택들을 변화시킴으로써 타인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결국 훈육해야 할 대상은 자녀가 아니라 나 자신입니다. 내가 매일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면서 자녀들에게 스크린 시간제한을 둘 수는 없는 일입니다.


가장 쉬운 것은 엄한 부모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집의 규칙이야. 

내 말을 들어. 

하지 마! 


그런데 자녀의 그 작은 머릿속으론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자녀의 생각에까지 영향을 끼치기 어렵습니다. 제어할 수 있는 범위는 나이가 한 살씩 더 먹을수록 없어질 겁니다. 우리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영역은 나 자신뿐입니다. 나의 선택과 나의 결정들 뿐입니다. 


오늘의 결론: 자녀를 혼내기보다 스스로를 혼내라. 자녀는 사랑과 이해의 대상일 뿐.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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